이 글은 다문화에 대한 불교적 이해와 관점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오늘날 현대 사회는 급속한 다문화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불교적 이해와 관점이 무엇이며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연구와 정책이 미흡한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이다. 어떤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문제점에 대한 이해와 접근 방법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 글은 실천적인 대책에 앞서 다문화에 대한 불교적 이해와 접근방법의 하나로서 대승불교의 원융무애(圓融無碍)에 대해 살펴본 것이다. 원융무애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서로 상즉상입(相卽相入)하는 공생적인 관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원융무애의 정신은 특히 대승불교의 화엄사상에 잘 드러나는데, 육상원융(六相圓融)과 법계연기설(法界緣起說)이 그것이다. 다문화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자문화를 우대하고 타문화를 배제하고자 하는 문화우월주의인데, 이것은 특정한 문화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문화실체론에 근거한 관점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정 문화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무아설과 연기설에 바탕한 원융무애의 정신을 되살려 다문화의 문제점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