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7세기 신라의 불교지성인 의상(義湘)의 생애와 사상을 집약한 저서인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의 교육사적 의의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또한 의상을 그 시대를 이끌어 간 교육자로서 그리고 의상 사상의 결정체인 『법계도(法界圖)』를 교육적 텍스트로서 봄으로써 신라 불교교육의 전통을 복원하고 나아가 유교중심의 한국 교육사 서술과 인식의 편향성을 바로잡으려는 연구자의 의도를 보이고자 한다. 의상의 삶은 종교의 관점에서 볼 때 구도자로서의 삶의 모범이지만, 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 전형적 교육자의 삶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득도 이전의 그의 삶은 치열한 학습자의 모습 그것이고, 득도 이후 그의 다양한 교화행(敎化行)은 교육실천가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법계도(法界圖)』는 그가 중생교화, 즉 교육적 의도로 만든 텍스트(Text)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교구(敎具)인 것이다. 이러한 의상의 『법계도(法界圖)』의 교육적 의미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계도(法界圖)』는 단순한 화엄사상의 요약집이 아니라 의상에 의해 정교하게 고안된 교육 미디어(Media)다. 둘째, 『법계도(法界圖)』는 형식과 내용의 두 면에서 모두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학습 목표의 제시에서부터 학습자의 특성과 학습의 방법, 학습의 효과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제시한 텍스트다. 셋째, 『법계도(法界圖)』는 한국교육사에서 처음으로 고안되고 제시되었다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넷째, 『법계도(法界圖)』는 단지 이론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실제 활용하여 그 효과를 검증한 교육미디어다. 그리고 의상의 사상과 『법계도(法界圖)』의 교육사적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의상은 그 당시 학습자인 중생들이 참다운 인간성을 발현하도록 기여한 획기적인 교육 사상가이자 실천적 교육자였다. 둘째, 미디어(Media)의 관점에서 보면 의상의 『법계도(法界圖)』는 완결된 형태의 텍스트로서 가치를 지녔고, 의상은 학습의 전 단계에 걸쳐 도인(圖印)을 교육적으로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독창성을 보였다. 또한 교육 미디어로서의 불교 사원, 즉 교화의 공간 조성에도 노력하였다. 셋째, 동아시아 불교문화사의 관점에서 보면 의상은 신라가 그 당시 고대사회의 자기중심적인 편협함을 탈피하여 동아시아 문화의 보편성을 지향하는 데 기여한 측면이 크다. 이처럼 의상(義湘)은 『법계도(法界圖)』를 창조적으로 활용하여 지식의 확장과 평등화를 촉진하며 7세기 신라인들의 인성(人性) 형성과 교육문화 형성에 공헌한 불교지성이었다.